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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망지재의 뜻을 알아보면..

by 시앙라이 2008. 8. 16.
무망지재(無妄之災)는 무망지재(毋妄之災)라고도 쓰죠.
무(無)와 무(毋)는 예전에는 통용했습니다.

무망지재란 무슨 뜻일까요?
『주역』(周易)에도 무망(无妄) 괘(卦)가 있어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을 나열하고 있듯
‘짐작할 수 없는 재난’을 일컬어 무망지재라고 합니다. .

그런데 무망지재(無妄之災)의 망(妄)은
우리가 흔히 알 듯 妄(허망할 망 혹은 거짓될 망)의 뜻인데
어떻게 예측한다거나 짐작한다는 뜻이 되었을까요?

망(妄)은 망(望)의 뜻입니다.
예전에는 통가(通假)하여 사용했기 때문이지요.
음이 같거나 비슷하면 호환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전국책』「초책」(楚策)에서는 무망(無妄)을 무망(無妄)으로,
『사기』의 「춘신군열전」에서는 무망(無妄)을 무망(毋望)으로 쓴 것으로도 알 수 있겠습니다.

기왕에 무망지재(無妄之災)가 나왔으니까 관련된 「춘신군열전」 이야기나 조금 풀어놓죠.
다음은 「춘신군열전」 의 관련 부분.


초나라 고열왕에게 아들이 없자 춘신군은 고민스러웠다. 춘신군은 아들을 낳을만한 여인을 숱하게 구하여 진상하였지만 끝내 아들이 없었다. 조나라 사람 이원(李園)이란 자가 자기 여동생을 초왕에게 진상하려 했으나 아들을 못낳는다는 소문을 듣고는 우선 춘신군에게 접근하여 가신(家臣)이 되었다. 그 후 적당한 기회에 휴가를 신청하여 귀향했다가 일부로 기한을 넘겨 돌아왔다. 춘신군이 늦은 이유를 묻자 이원은 아뢰었다. “제나라 군왕께서 특사를 보내어 소인의 여동생을 맞이하겠다고 하기에 그 특사와 술자리를 갖다가 그만 늦었사옵니다.” 춘신군이 물었다. “그럼 이미 혼인 예물이 들어왔소?” 이원이 아뢰었다. “아직 아닙니다.” 춘신군이 물었다. “내가 좀 볼 수 있겠소?” 그리하여 이원은 여동생을 춘신군에게 진상했으며 여동생은 춘신군의 사랑을 받았다.

이원은 여동생이 춘신군의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음모를 꾸몄다. 여동생은 한가한 틈을 타고 춘신군에게 입을 열었다. “초왕께서는 형제보다도 오히려 주군을 더 중용하고 있습니다. 주군께서 초나라 승상을 20년도 넘게 역임하셨는데 초왕께서 아들이 없사오니 초왕께서 작고하면 형제 중에 누군가 왕위를 계승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왕후를 새로 세울 텐데 자기 사람들을 중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라 주군께서 앞으로도 계속 실권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 밖에 없지요. 주군께서 그 동안 실권을 휘두르며 초왕의 형제들에게 불리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 하오즉 초왕의 형제가 즉위하면 주군께서는 바로 화를 입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 봉읍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소첩은 애기를 가졌지만 아무도 모르나이다. 주군의 총애를 받은 지도 얼마 안 되는지라 주군의 지위와 위엄으로 소첩을 초왕께 진상하면 초왕은 반드시 총애할 것이고 천행으로 아들을 낳게되면 초왕의 아들은 바로 주군의 아들인즉 초나라는 주군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불행과 비교하여 어느 쪽이 낫겠습니까?” 춘신군은 크게 탄복하여 그날로 이원의 여동생을 정갈한 숙소에 머물게 하고 초왕에게 아뢰었다. 초왕은 이원의 여동생을 불러들여 눈에 들었고 아들까지 낳아 마침내 태자로 책봉하였다. 이원의 여동생은 왕후에 올랐다. 초왕은 이원을 중용했고 이원은 초나라 실세로 등장했다.

이원은 여동생이 왕후가 되고 아들이 태자로 책봉되자 춘신군이 혹시나 비밀을 쥐고 흔들며 위협할까 두려워 춘신군을 죽여 입을 막으려고 은밀하게 자객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초나라 사람들은 그런 내막을 꽤 알고 있었다.

춘신군이 초나라 승상에 임용된지 25년째 되던 해, 즉 기원전 238년, 초나라 고열왕이 중병이 들었다. 주영이 춘신군에게 아뢰었다. “세상에는 예기치 않은 복이 있고 또한 예기치 않은 화가 있습지요. 지금 주군께서는 예기치 않은 세상에 예기치 않은 군왕을 모시며 어찌 예기치 않은 사람을 구하지 않으시나이까?” 춘신군이 물었다. “뭐가 예기치 않은 복이요?” 주영이 대답했다. “주군께서는 20여년 초나라 승상을 하셨지요. 말이 승상이지 실은 초왕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지금 초왕께서 중병이 들어 조만간 작고할 텐데 그렇게 되면 주군께서 어린 군왕을 모시며 이윤(伊尹)이나 주공(周公)처럼 섭정을 하시다가 어린 군왕이 장성하면 정권을 돌려주어도 되고 아니면 그냥 그대로 눌러앉아 군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기치 않은 복이옵니다.” 춘신군이 물었다. “무엇이 예기치 않은 화요?” 주영이 대답했다. “이원은 실권을 놓고 주군과 다투는 원수입니다. 군권을 장악하지는 못했지만 암살대를 은밀히 양성한지 꽤 된답니다. 초왕이 작고하면 이원은 틀림없이 궁중으로 들어와 정권을 잡고 주군을 죽여 입을 막으려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기치 않은 화이옵니다.” 춘신군이 물었다. “그럼 무엇이 예기치 않은 사람이오?” 주영이 대답했다. “주군께서 소인을 보디 가드로 심어놓으면 초왕이 작고하고 이원이 서둘러 궁중으로 들어올 때 소인이 선수를 쳐서 그 놈을 죽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기치 않은 사람이옵니다.” 춘신군이 입을 열었다. “선생은 일단 물러가시오. 이원은 무능한 자이고 또한 저와도 친한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소.” 주영은 건의가 먹혀들지 않자 화를 입을 것이 두려워 잠적해버렸다.

그로부터 열이레가 지나자 고열왕이 작고했다. 이원은 과연 서둘러 궁중으로 진입했고 암살 대원을 성문 안에 매복시켜 놓았다. 춘신군이 입궁하자 암살 대원은 춘신군을 협공하여 목을 잘라 성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인용문 끝)


위 인용문에서

“세상에는 예기치 않은 복이 있고 또한 예기치 않은 화가 있습지요. 지금 주군께서는 예기치 않은 세상에 예기치 않은 군왕을 모시며 어찌 예기치 않은 사람을 구하지 않으시나이까?”

이곳에 해당하는 원문은 이렇습니다.

世有毋望之福, 又有毋望之禍. 今君處毋望之世, 事毋望之主, 安可以無毋望之人乎?


위 인용문을 유심히 보면 毋望이란 글자가 무려 5개 들어갔네요.
인용문에도 있다시피 무망지재(無妄之災)는 무망지화(毋望之禍)라도도 씁니다.

인생은 이렇듯 불확실한 것이 많지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네요.
우리 삶 속에서 무망지복(毋望之福)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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