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스프래틀리 방문에 남중국해 격랑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2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샤ㆍ南沙군도, 베트남명 청사군도)를 전격 방문, 주변국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천 총통의 방문은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를 겨냥하고 있어 대만 내에서도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천 총통은 2일 대만 핑둥(屛東) 공군기지에서 C-130 수송기를 타고 대만군 부대가 주둔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내 타이핑(太平)섬에 도착, 부대를 사열하고 춘제(春節ㆍ설)를 앞둔 장병들을 격려했다.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남쪽으로 약 1,600㎞ 떨어진 타이핑섬은 면적 41만3,000㎡의 스프래틀리군도 최대 섬으로 1956년이후 대만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대만 국방부는 2006년부터 인도적 긴급 구조를 명분으로 내세워 1,150m 길이의 활주로를 건설해왔다.
대만 원수의 첫 타이핑섬 방문은 스프래틀리 군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필리핀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의 반발을 불러왔다. 알베르토 로물로 필리핀 외교부장관은 “천 총통의 방문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은 난사군도와 부속 해역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천 총통의 이번 방문은 대외용이라기보다는 대내용에 가깝다는 게 대만과 홍콩 언론의 분석이다. 1월 12일 입법원 선거(총선)에서 대패한 천 총통은 주변국과의 갈등을 조장해 대만 국민의 위기 의식을 고취하고, 영유권 카드를 대만 독립카드로 연결시키면서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총통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선거 판세를 뒤엎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천 총통이 타이핑 방문 전날인 1일 총통 선거일에 대만이라는 국호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을 묻는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 총통은 앞으로 총통 선거까지 대만 독립 국민투표, 대중갈등 등을 십분 활용, 대만독립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아 셰창팅(謝長廷) 민진당 총통 후보를 최대한 돕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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