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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누대 한 계단 더 올라가야지~

by 시앙라이 2008.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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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서(山西)성 용제(永濟)라는 곳에는 관작루(鸛雀樓)라는 정자가 있다. 예전의 것은 허물어져 그 자취가 없어졌으나 2002년 중국에서 다시 지었다. 그 이름만 전해져 왔던 것이라 옛 모양 그대로 살릴 수는 없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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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떠오르는 시(詩) 구절..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퇴근길에 생각나는지...

지금 당면해있는 일을 처리하기 급급하기 바쁜 나..
왕지환 시인이 석양이 산으로 넘어가는 광경을 관작루에서 바라본 하늘 끝 광경을 본것처럼...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누대에서 바라본 땅 끝 광경...
보아야 할 그 경치를 다 보고 누대 한 계단 올라가겠다는 그의 마음처럼

지금의 허우적 거림에서 벗어나  좀 더 먼 곳을 바라다 봐야겠다.
그 먼 곳을 바라다 보기 위해..잠시 휴식을 가지고
다시 힘차게 천리밖을 볼 수 있도록!!

관작루는 동남쪽으로 높지 않은 산이 있고 거센 황허(黃河)의 물길이 급히 꺾여 돌아나가는 지점에 있다. 빼어난 경치 때문에 역대의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그중에서도 당(唐)대의 시인 왕지환(王之渙)이 지은 ‘관작루에 오르며(登鸛雀樓)’라는 시는 시간의 흐름에 구애됨이 없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애송하는 절창이다. 그는 누각에 올라 이렇게 읊는다.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하얀 해 서산으로 지고, 누런 강물 바다를 향해 흘러 들어간다.
천리 밖까지 바라다보려면, 누대 한 계단 더 올라가야지!
해가 지는 모습은 먼 경치다. 먼 곳에 우선 머물렀던 시선은 정자의 바로 앞인 황허의 물길로 옮겨간다. 가까운 경치다.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시선이 이동하면서 크나큰 대지의 크기를 느끼게 한다. 해가 내려앉는 궤적은 종적(縱的)이다. 이에 비해 황허의 흐르는 물길은 평면적이면서 횡적(橫的)인 이동이다. 종과 횡의 구도가 자연스레 다가온다.

시간의 흐름도 느껴진다. 지는 해의 일상성과 영원성, 물길의 흐름이 지닌 영속성이다. 경물을 읊었지만 하늘과 땅, 그리고 대자연 속에 묻혀 있는 사람의 존재감이 다가온다. 다음 구절이 더 무릎을 치게 한다.

‘천리목(千里目)’을 다 하고자 걸음을 옮겨 한 층을 더 오른다-. 앞의 두 구절을 외우는 사람은 적어도 이 부분을 아는 사람은 많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다가 한 걸음 더 나아가 발전을 꾀하려는 사람에게 이 구절을 적어 격려하기도 한다.

더 먼 곳을 내다보기 위해 걸음을 떼려는 의지가 소중한 것이다. 실제 더 나은 경치를 보려고 한 층을 더 오른다고 고지식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더 먼 경계로 자신을 확장하기 위한 인간의 진지한 노력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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