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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단풍잎에 매료되다

by 시앙라이 2010. 6. 11.
초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단풍잎이 보인다.
이 나무 자체가 빨간색인지는 모르겠지만,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와 올림픽공원에는 벌써 빨간 단풍잎이 보이기 시작한다.




단풍잎들 들  송재학 

다른 꽃들 모두  지고난 뒤  피는 꽃이야  너도 꽃이야 꽃인 듯아닌 듯 너도 꽃이야 
네 혓바닥은 그늘  담을 꿰짝도 없고 시렁도 아니야 낮달의 손뼉 소리 무시로  들락거렸지만 이젠 서러운꽃인 게야 바람에 대어보던 푸른 뺨, 
바람 재어 놓던 온몸 멍들고 패이며 꽃인거야 땅 속 뿌리까지 닿는 친화로 꽃이야 우레가잎 속의 꽃을 더듬었고 꽃을  떠밀었고 잎들의 이야기를 모았다솟구치는 
물관의 힘이 잎이었다면 묵묵부답 붉은 색이 꽃이 아니라면 무얼까 일만 개의 나뭇잎이었지만  일만 개의 너도 꽃이지만 너가 아닌 색, 
너가 아닌 꽃이란 얄궂은  체온이여 홍목당혜 꿰고 훌쩍 도망가는 시월 단풍이야

---송재학, 2009 미당문학상수상작품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