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서비스 기획문서와 개발소스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젯밤 문득 책장에 꽂혀 있는 여러 문학책과 시집이 눈에 띄이더군요.
오랜만에 학생때 배우던 중국시집 모음을 펼쳤더니, 참 예전에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더군요.
지금도 머리속에 남아 있는 여러 시 중에
주제별로 몇개 선별 해봤습니다.
1. 사랑편
백거이의 장편 서사시 <장한가>가 떠오릅니다.
천장지구..라는 말도 바로 이 백거이에 장한가 시구절 말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되었죠
<장한가>가 너무 길어서 외우기가 힘들죠...
그 오래된 세월.. 한나라 때의 악부 민가에 <상아>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하늘이여!
나는 그대와 살고 싶어,
영원히 영원토록
산이 평지 되고 강물이 마를 때까지
겨울에 천둥 치고
여름에 눈 내릴 때까지
하늘과 땅이 서로 맞닿는 날
나는 그대와 헤어지리.
上邪!
我欲與君相知,
長命無絶衰.
山無陵, 江水爲竭,
冬雷震震, 夏雨雪,
天地合,
乃敢與君絶!
2. 음주가무
뭐라뭐라 해도 이태백의 <월하독작><장진주> 등을 놓칠 수 없습니다.
그 중에서 월하독작
花間一壺酒 꽃 사이에 술 한 동이
獨酌無相親 친한 이 없이 혼자 마신다
擧杯邀明月 잔 들어 밝을 달을 초대하고
對影成三人 그림자 마주하니 세 사람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달은 술을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 그림자는 헛되이 나를 따라다니네
暫伴月將影 잠시 달과 벗하고 그림자 거느리고
行樂須及春 즐거움 누림은 모름지기 봄에 이르러야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하니 달도 왔다갔다
我舞影零亂 내가 춤추니 그림자도 덩실덩실
醒時同交歡 정신있을 때에는 함께 기쁨을 나누고
醉后各分散 취한 뒤에는 각자 흩어지리라
永結無情游 영원히 정에 매이지 않는 사귐을 맺어
相期邈雲漢 아득한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기약하세
3. 우정
특히 업무상 파트너를 환송하는 자리에서
당나라 때 왕유의 <양관곡(陽關曲)> 혹은 <위성곡(渭城曲)>을 읊어주면 품위가 높아 질 수 있는 멋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위성(渭城) 땅 아침 비에 촉촉히 젖어들어
주막집 버들 잎은 청신(淸新)하기만 하구나
자네에게 권하노니 한잔 더 들이키게
양관(陽關) 지나 서역길엔 친구 없지 않겠는가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勸君更盡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 위성(渭城) : 장안(長安) 부근의 지명, 위수(渭水) 남쪽에 있음.
** 양관(陽關) : 지금의 감숙성(甘肅省) 돈황(敦煌) 서남쪽의 관문.
** 옛부터 옥문관(玉門關)과 함께 서역(西域)으로 통하는 최후의 관문이었음.
** 옥문관(玉門關)의 남쪽에 있다하여 양관(陽關)이라 함.
4. 지고지순 순정파
양승목은 지고지순한 순정파... 가 맞나요?
그렇다면 당나라 말엽 이상은의 시가 좋겠네요.
다음은 제목 없는 시... 그래서 무제시.
<無題--무제시>
만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면 더 힘들어
봄바람 살짝 불어도 꽃송이가 떨어진다
봄 누에 죽어서야 겨우 실을 멈추고
촛불은 재가 되야 눈물 비로소 거두리
아침 경대에 앉으면 검은 머리 변할까 걱정되고
저녁 시 읊조릴 땐 달빛 처량함을 느낄거야
그대 머문 봉래산 여기서 멀지 않지
파랑새 오가며 서로 소식 전해다오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蓬山此去無多路, 靑鳥殷勤爲探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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