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경제기사에서 무엇을 얻나
경제기사는 경제와 사회 현상의 흐름을 보여준다. 최근 ‘50대가 돈을 안 쓴다’는 기획기사가 동아일보에 실렸다. 이 기사는 경기침체 외에도 고령화의 여파로 미래를 걱정하는 중년층의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경제기사는 산업이나 직업의 부침(浮沈)을 보여줘 진로 선택의 나침반 역할도 한다. ‘공인회계사는 괴로워’라는 기사는 한때 전문직의 꽃이었던 공인회계사들이 자격증 소지자 증가와 회계감독 규정 강화로 고전하는 현실을 보여줬다.
대입 논술이나 취직시험에도 도움이 된다. 논술이나 면접에서는 최근 몇 달간 신문에 보도된 시사적인 내용이 나오며 특히 경제적 이슈에 대한 질문이 늘어나는 추세다. 신문 기사는 문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기업과 산업의 움직임 및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이해하는 데도 경제기사는 필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0.6초 안에 고객을 사로잡으라”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기사가 있었다. 한국의 간판기업 총수가 직접 디자인을 강조한 것은 앞으로 이 회사가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릴 것임을 시사한다. 또 디자인 분야가 직업으로도 비전이 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경제기사에는 금융상품이나 주가의 변화, 부동산 정보 등 재테크 정보도 풍부하다. 환율 변화 기사를 통해 ‘기러기 아빠’는 송금 시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
시장경제와 통제경제의 차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비교 등을 통해 세상을 보는 가치 판단의 근거도 제공한다. 시장경제와 통제경제 가운데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경제기사는 체제 선택에 따른 변화의 결과 시장경제가 더 우월함을 알려준다.
같은 경제기사라도 신문과 방송은 정보의 깊이에서 차이가 많다. 한양대 이민웅 교수는 “이성적이고 지적인 사람이 신문을 많이 읽는다”고 말했다. 경제기사는 특히 그렇다.
경제기사는 경제정책, 거시경제, 환율, 금리, 증권, 산업 및 기업, 부동산, 유통, 소비자, 정보기술(IT), 세계 경제 등을 다룬다.
동아일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자까지 별도의 경제섹션(동아경제)을 발행하고 있다. 12∼16면이다.
경제섹션은 종합면과 기업면, 요일별 특화면으로 구성된다. 특화면에는 머니면, 자동차면, 소비자경제면, 부동산면, 취업면, 디지털 세상면(IT), 비즈니스 피플면 등이 있다.
경제섹션과 별도로 A섹션에도 경제기사가 자주 게재된다. 최근 신문의 ‘의견 기능’이 중요해지면서 사설과 칼럼이 실리는 A섹션 ‘오피니언면’에도 경제 관련 내용이 자주 소개되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몇 년 전부터는 기업이 중시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소비자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기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라
각 지면의 머리기사에 주목해야 한다. 비중 있게 처리된 기사는 사회적 파급력이 크거나 앞으로 경제 흐름에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기사를 읽기 전에 우선 제목을 통해 기사의 의미를 대략 파악하는 게 좋다. 편집기자들은 짧은 제목을 통해 기사의 핵심 내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산업기사와 증권기사를 연계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전체 증시 흐름과 무관하게 어떤 회사의 주가가 급락했다면 이 회사의 영업이나 자금 흐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개별 회사나 기업인의 성공 또는 실패 스토리에 주목해야 한다. 잘나가는 회사의 경영 전략과 마케팅,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을 자신과 비교하는 식이다.
금융시장의 3대 축인 환율, 금리, 주가를 함께 봐야 한다.
환율, 금리, 주가는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미국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하면 국제자금이 미국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한국에 들어와 있던 외국 돈이 빠져나가면서 한국 주가는 떨어지고 원화 가치도 하락(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경제 지표를 다룬 기사는 비교 시점이 언제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가령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할 때와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는 수치가 다르다. 실제로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기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증가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감소하는 일도 많다.
신문에 실리는 경제 분야 사설과 칼럼은 꼭 읽어두는 것이 좋다. 사설과 칼럼은 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해당 분야의 ‘내공’을 쌓은 필자들이 글의 논리와 표현 하나하나를 위해 오랫동안 고심한 산물이다. 흐름을 읽고 문장력을 배우는 데 참고할 만하다.
경제기사 읽는 법 요약 1. 경제 이슈를 다룬 각 지면의 머리기사에 주목 2. 제목에 핵심이 담겨 있다. 우선 제목부터 읽어라 3. 산업과 증권기사를 연계시켜 보라 4. 개별 회사와 기업가의 성공 또는 실패 스토리에 주목 5. 환율 금리 주가를 함께 봐야 6. 용어설명과 각종 그래프를 잘 숙지 7. 사설과 칼럼은 반드시 읽어야 8. 숫자가 많은 기사는 한두 개의 수치에 집중 9. 금융기사는 어떤 상품에 돈이 몰리는지 확인 10. 해외 경제 동향에 주목 11. 요일별 특화면은 관심 있는 분야부터 보라 |
▼기사이해 돕는 개념▼
① 원-달러 환율과 원화 가치는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올라가면 우리 돈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진다. 이 때문에 신문에서는 처음 나올 때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식으로 표현한다. 가끔 경제장관이나 전문가조차 ‘환율절상’이란 말을 하는데 이는 틀린 표현이다.
②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③ %와 %포인트
참고서 가격이 1만 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랐다면 가격은 20% 오른 것이다. 그런데 금리가 연 3%에서 5%로 높아졌다면 2%포인트 높아졌다고 표현한다. 비율과 비율을 비교할 때 %포인트의 개념을 사용한다.
④ 미시경제와 거시경제
미시경제는 기업이나 개인 등 개별 경제주체에 초점을 맞춘다. 기업의 매출액이나 이익, 가계의 저축액이나 부채 규모 같은 것이 미시경제지표다. 거시경제는 각 경제주체들의 활동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이뤄지는 것이다.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국제수지, 실업률 같은 것이 거시경제지표다.
⑤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고 돈을 내는 것이 실물경제다. 기업의 생산 활동은 대부분 실물경제에 속한다. 반면 금융경제는 재화와 서비스의 이동 없이 돈만 움직이는 것이다.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이 대표적이다.
⑥ 플로와 스톡
플로(flow)는 특정 기간을, 스톡(stock)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표현방식이다. 가령 국내총생산(GDP)은 1년이나 반기(6개월), 분기(3개월) 동안 한 경제단위가 생산한 부가가치의 합이므로 플로에 속한다. 반면 국가 부채나 개인예금 규모는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스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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