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파육(東坡肉)의 유래
① 동파육의 탄생
1090년, 당송 8대가의 한사람인 소동파는 항주 태수로 부임했다.
항주에 도착하여 보니 서호의 물은 혼탁하지 그지없고 제방은 무너지고 잡초가 우거져 폐허가 되어있었다. 행장을 풀자마자 소동파는 쉴 틈도 없이 서호의 수선사업에 착수했다. 낮에는 군인을 거느리고 제방을 쌓고 호수를 깨끗이 하고 수로를 팠으며, 밤에는 불아래 밤새워가며 관가의 공무를 처리하느라 지쳐있었다. 민중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소동파의 모습에 감동한 항주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할까 궁리하던 끝에 그가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선물로 보냈다. 소동파는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은 속물이 되고, 돼지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른다. 하지만 대나무와 돼지고기 양자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돼지고기를 선택할 것이다. 속물도 되지 않고 마르지도 않으려면 제일 좋은 방법은 매일 죽순에 돼지고기를 볶아 먹는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저육송>(猪肉頌)이라는 책을 남길 만큼 이름난 돼지고기 예찬론자였다. 하지만 고기가 날로 쌓여가자 그것도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항주 날씨는 너무 더워서 하루만 방치해 두어도 고기가 다 변해버렸다. 그렇다고 그 많은 고기를 한꺼번에 다 먹어버릴 수도 없는 일이고 해서 고민하던 차에 소동파의 뇌리에는 갑자기 좋은 해결책이 떠올랐다. 그는 하인을 시켜 시장에 가서 황주(黃酒)가 가득담긴 큰 항아리를 사오게 한 다음 껍질이 붙은 돼지고기 삼겹살을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파, 마늘과 설탕을 함께 술 항아리에 넣고 고기가 은근히 익도록 약한 불로 긴 시간 조려냈다. 완성된 돼지고기 요리는 색깔이 노릇노릇하고 윤기가 흐르며 향기가 그윽하여 군침이 저절로 흘렀다. 소동파는 수하를 시켜 이 요리를 서호에서 공사중인 군민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했다. 공사 중이던 군민들은 소동파의 배려에 황공하기 그지없었다. 하여 소동파의 업적, 그리고 만백성을 향한 배려와 함께 이 요리는 항주에 널리 알려졌으며, 중화요리 대 계보의 중요한 일원이 되었다.
소동파의 백성 사랑이 담긴 동파육은 천 년이 지난 오늘에도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② 동파육의 특징
간장․술․설탕 등 갖은 양념이 들어간 소스를 붓고 약한 불에 오랫동안 푹 고아 낸 까닭에 고기 깊숙이 향이 베어 있을 뿐 아니라 요리에 윤기가 흐르고 기름기가 모두 빠져서 건강에도 그만이다. 우리나라 수육과 비슷하며, 영양도 만점이다. 완성된 요리는 붉은색을 띠는데, 고기는 푹 익혀 매우 부드럽고 연하며 적당히 짜고 단맛까지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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