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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작은 여유로 찾아온 조그만 깨달음

by 시앙라이 2008. 5. 30.


간단하게 겹살씨??
그래~좋다. 오늘은 갈비씨로 ~~

다들 요즘 회사 내부적으로 바쁘고 정신이 없다.
그래서 맘 편하게 한잔 하고 싶으나.. 간단히 반주겸..마무리 해야하는게
항상 아쉽다~~^^

참이슬을 시켰더니
여름이라 또 새로운 포장을 봤다.. 기존 소주의 이미지와 틀리게~~
여름의 느낌을 확 살려주면서 시선이 소주 병으로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포장이 바뀌어서 그런지~~오늘 술 맛도 좋은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적당히 마시는 것도 좋지만...그냥 일어서기에는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는지도...
나야~~차가 없으니..부담없지만..:D
다른 분들은 또 그게 아니니..
주말인 내일은 가능할까?? 그건 내일 가봐야 알겠지.

일을 마무리 하다보니..어느새 새벽이 되어버렸지만...그 홍보팀이 나에겐 큰 보약이
아닐수가 없다. 고마워 천하무적 파랑이들~~^^


예전에 나는
나만의 세계에서' 치기'와 '재기'로 충만하였고
세상의 모든 소리를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언제나 최소한 귀를 쫑긋 세우곤 항상 귀기울이고 있었다.

그때는 나에게 나란 없었다.
나는 하루종일 그 생산적인 어떤 일도 하지않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
남들이 좋아하는 것들에만 병적일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었으며,

그걸 가지고
나만의 세계에서
한없이 그리고 끝없이 펼쳐내는 것이 행복했다.

마치
'등대는 항상 남을 비추되
자신은 한번도 비추지 못하는 것'처럼
나의 모든 신경과 관심은 외부를 향해 쏠려있었고 항상 열려있었다.

하지만 이래저래 안어울리게 '일'이란 것을 하게 되면서
내 시선의 비중은 점차 세상에서 내안으로,
남에서 나로 옮겨 오게되었고
그럼에 따라서 외부의 세상에 나의 부재를 확인해가는 한편
정확히 그만큼 나의 존재감의 부재를 확인해가기 시작했다.

그러기에
내안에 갖혀버린 나의

'마음은 언제나 조급했고
생각은 언제나 촉박했으며
행동은 언제나 경솔했고
결과는 항상 초라했다.'

나는 생각했다.
아..세상을 보고싶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안에 담아내고 풀어내고 싶지만

내가 꽉 들어찬 내안엔 자리가 없고,
미안하지만 계획이 가득 메운 내 삶엔 시간이 없어,

너도 알겠지만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일을가고
정신없이 일하다 밤늦게 돌아와선 잠들기 바쁘잖아,

여유를 가지려면 어디 근사한 여행이라도 다녀와야할텐데
이쪽 일은 하는 사람은 '인사이트'를 가져야한다며,
세상 돌아가는걸 잘 알고있어야 한다며,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한다며,
그런데 내가 그런 여유를 부리는게 사치인 이 상황은
너무 아이러닉해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떤 크리에이티브를 낼 수가 있겠어?
이래서 직장인들은 맘놓고 여행 한번 가기 힘들다고 하나봐
시간이 나질않아.라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오늘 우연치 않게 타게된 오랫만의 지하철 막차에는
내가 그동안 그토록 그리고 바라던 모든 것들이 있었다.

마침 내 휴대폰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나지막한 노래가 있었고,
마침 위트있는 경고문
(경고 : 100원, 하지만 500원주화 사용 시 다섯잔 나옴 잔돈 교환불가)이 붙어있는

싸구려 자판기의 따뜻한 종이컵 커피도 있었고,
그에 어울리게 내가 좋아하는 사또밥도 있었고,
마침 집까지 이 모든 것을 한 껏 즐기기위한 빈자리도 있었으며,

막차의 운치를 즐기기에 적당히 취해 흥얼거리는 취객들과
막차 특유의 고요함,
지하철 특유의 온기와 우리집을 지날때면 꼭 보이는 강변의 운치

이정도 있고보니 정말 나는,
그리고 적어도 지금만은
정말 세상에 누구하나 '부러운 이'가 없었다.

그러고 문득 생각해보니
이제껏 내가 원한 것은
'내가 볼 것보다 남이 나를 볼 것'을 보던 외국여행도
'맛은 모르면서 멋으로 먹는' 비싼 음식도
수개월을 꼬박모아 할 많은 비용도
값비싼 R석 뮤지컬도 콘서트도 아닌

그러니까 '시간적 혹은 물질적 여유' 가 아니라
1시간 반의 길지않은 시간과 2400원이면 충분할
'마음의 여유' 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연이어 드는 생각은,
'바보였구나,'

마치 쉬지않고 시계를들고 시간없다고 쫒기듯 뛰어다니지만
정작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는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그 토끼처럼,,

여하튼 이런 간만의 호젓하고
사랑스러운 여행에 마음이 흐뭇해진
나는 음악에 취해 기분에 취해 나도 모르게 내릴곳을 지나 종합운동장까지 가버렸다;

당장 몇시간 후 면 잠에서 깨어 다시 일을 하러가야하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이제는 불안하고 조급하지 않음은

작은 여유로 찾아온 조그만 깨달음 때문이다.

 


정말이지 간만에 느껴보는 '따스한 밤'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는 또 조금 자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