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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인명을 한글로 처리하는 경우(^.^)

by 시앙라이 2008. 1. 22.
전국시대 연소왕 (燕召王, 연나라 소왕, BC311-279), 유명한 군주지요.
엉망진창이 되었던 연나라를 부흥시키고 원수 제나라에 철저히 보복한 인물입니다.

연소왕을 서술하려면 연소왕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야 하는데
설명하는 가운데 조금 처리하기가 난감한 인명이 등장합니다.
다음 인용문을 보시죠.


전국시대 연나라 쾌(噲)왕은 간신 자지(子之)의 허튼 소리를 곧이 들고 요임금 순임금 시절에 현자에게 왕위를 선양했던 사례를 본받아 자지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자신은 신하가 되었다. 자지가 왕위에 오른 지 3년이 되었지만 국정을 엉망으로 처리하여 연나라는 대혼란에 빠졌고 백성들은 불안에 떨었다.

태자 평(平)은 장군 불피(巿被)와 밀모하여 궁궐을 포위하고 자지를 공격하였다. 공격이 실패로 끝나자 불피는 태도를 돌변하여 태자를 공격하였다. 불피는 태자에게 살해되었지만 내란은 몇 개월씩이나 계속되면서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연나라가 무정부상태에 빠지자 제나라가 공격했다. 연나라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하여 성문을 열어놓은 채 멍하니 바라다 볼 뿐이었다. 쾌왕은 사살되었고 자지는 도주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연나라 백성들은 태자 평을 옹립하였는데 그가 바로 연소왕이다.


쩝..... 자지(子之)라는 놈이 나옵니다.
이 자지라는 놈이 농간을 부려서 연나라가 엉망이 되었지요.
이 사건을 일컬어 일명 '자지의 난'이라고 합니다.

이 '자지'를 중국어 발음으로 처리하면 그냥 '쯔즈'로 넘어갈 수 있으련만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으로 근엄하게 당부하신 바도 있는지라 '쯔즈'로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자지 자지 하려니까 조금 힘들군요.
이런 경우에는 예외로 삼아 중국어 발음으로 쓰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하도록 합시다. 꾸벅.


[참고]

이상 글을 쓰다 보니까
옛날에 썼던 글이 생각나는군요.

송나라 시를 공부하는 분들은
다음 작가 이름만은 가급적 중국어로 발음하기 바랍니다.

晁補之 (조보지)


또한 송대 작가 중에 다음 작자 이름도 가급적 중국어로 발음하기 바랍니다.

李紫之 (이자지)


한편 명나라 청나라 사료를 인용하는 경우에
다음 네 분의 성함을 만나게 될 덴데

楊應桂, 蔡汝楠, 黃長森, 董桂敷

그들의 호(號)나 자(字)를 가급적 한국어로 발음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이 분들의 호나 자는 순서대로

自知樓 자지루
自知堂 자지당
自知齋 자지재
自知室 자지실

이렇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대 중국어를 공부할 경우에
아무리 장난이라 할지언정 한글 발음으로 읽어서는 안 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保持 <- bao chi

동사로서 '유지하다'의 뜻입니다.
중국어권 공원에 가면 아래 팻말을 종종 볼 수 있지요.

保持淸潔

주의하기 바랍니다. (끝) >,<